Physical AI 관점에서 본 다관절 로봇 하드웨어 - 유성기어/QDD 감속기
이번 포스트에서는 유성기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하모닉 드라이브가 큰 감속비와 높은 위치 정밀도에 강점이 있다면, 유성기어는 정밀함보다는 물리적으로 버티는 힘에 최적화된 감속기입니다.
유성기어는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이 구조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여러 개의 기어가 동시에 힘을 나눠 갖는다는 점입니다 (load distribution). 단일 spur gear에서는 하나의 치면이 대부분의 토크를 감당하지만, 유성기어에서는 여러 개의 행성기어가 동시에 맞물리며 토크와 접촉 응력을 분산시킵니다.
행성기어의 개수를 $N$이라 하면, 이상적인 경우 각 행성기어가 전체 토크의 $\frac{1}{N}$만큼만 부담하게 됩니다.
행성기어의 개수 N에 따라 이론적으로 토크 전달 능력이 N배로 증가합니다. 현실적으로는 제조 오차, 베어링 backlash, 강성치 불균형 때문에 완벽한 분산은 어렵지만, 단일 기어 대비 접촉 응력이 크게 줄어듭니다.
이에 따른 이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따라서 유성기어는 힘 제어가 중요한 동적 로봇에 자주 사용됩니다.
유성기어는 어느 요소를 고정하느냐에 따라 다른 감속비와 동작 특성을 가집니다. 다관절 로봇의 경우는 대개 다음과 같이 구성됩니다:
이 구성에서의 감속비는 다음과 같이 정해집니다. \(\text{Gear Ratio} = \frac{\omega_{in}}{\omega_{out}} = 1 + \frac{N_r}{N_s}\)
여기서:
예를 들어,
라면,
\[\text{Gear Ratio} = 1 + \frac{80}{20} = 1 + 4 = 5:1\]여러 planet gear 가 토크를 분담하기 때문에 높은 토크를 반복적으로 전달하는 데 유리합니다. 특히 충격 하중이 잦은 동적 로봇에서 신뢰성이 높습니다.
Spur gear 기반으로 제작 가능한 구조라 정밀 하모닉 드라이브 나 사이클로이드 감속기 대비 제작 비용이 저렴합니다.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고, 피로 파손을 전제로 한 얇은 변형 부품이 없기 때문에 장기 운용 및 유지보수가 수월합니다.
유성기어 감속기는 단일 스테이지에서 만들 수 있는 감속비가 제한적입니다. 보통 한 스테이지당 3~10:1 수준이 현실적인 범위이고, 그 이상을 원하면 결국 기어 스테이지를 여러 단 쌓아야 합니다. 이 경우 질량이 증가하고 마찰 손실이 커지며 backlash 가 누적되어 위치 정밀도가 크게 떨어집니다.
대부분의 유성기어 감속기는 spur gear 를 사용합니다. 이 경우, 치합 특성상 미세한 백래시는 구조적으로 피하기 어렵습니다.
헬리컬 기어(Helical Gear)를 사용하면 여러 치가 동시에 점진적으로 맞물리면서 백래시와 진동을 줄이면서 힘 전달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헬리컬 기어에는 트레이드 오프가 존재합니다
Axial force 를 상쇄하기 위해 이중 헬리컬(Double Helical, Herringbone) 구조를 쓰기도 합니다. 이 경우 축방향 힘은 상쇄되지만, 제조 난이도와 비용은 다시 크게 올라갑니다.
QDD(Quasi-Direct Drive) 액추에이터 (이하 QDD)는 기어비를 크게 올려 토크를 만드는 방식과는 다른 방향의 설계 철학을 가집니다. QDD 의 목표는:
QDD 엑추에이터는 유성기어 감속기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이클로이드 감속기, 캡스탄 드라이브 감속기 등 다양한 감속기 구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QDD 액추에이터 중 상당수가 유성기어 감속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낮은 기어비를 compenstate 하기 위해 QDD 는 대게 Diameter 가 크고 토크 밀도가 높은 모터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패키징을 컴팩트하게 유지하기 위해 유성기어 감속기를 BLDC Outrunner 모터의 스테이터에 고정하는 구조를 자주 사용합니다. 이 구조는 모터와 감속기를 일체형으로 만들 수 있어 컴팩트한 패키징이 가능합니다.
QDD 이름 그대로 Direct Drive에 가깝지만, 실제로는 완전 무감속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QDD 액추에이터는 5:1 ~ 10:1 범위의 낮은 감속비를 사용하고 경우에 따라 20:1 수준까지도 사용됩니다.
이 부분은 개인적인 결론에 가깝지만, 실제로 QDD에는 엄밀하게 합의된 정량 기준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신 업계와 연구 커뮤니티에서는 서로 다른 두 가지 관점이 혼재되어 사용됩니다.
N:1 기어비 자체가 QDD의 정의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모터 로터의 관성 모멘트 $J_m$ 는 기어를 통해 관절 측으로 다음과 같이 반사(reflect) 됩니다. \(J_{ref} = \frac{J_m}{(N)^2}\) 여기서 N 은 기어비입니다.
즉, 기어비가 커질수록 모터의 로터 관성이 관절에서는 $N^2$ 배로 증폭되게 됩니다.
많은 로봇 다리 디자인이 proximal actuation (무게운 엑추에이터를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적은 몸통 가까이에 배치)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다리의 동역학에서 지배적인 관성은 다리 제어의 dominanat inertia 는 다리 distal link 의 질량이나 관절부 하드웨어 보다는 기어를 통해 반사되는 로터 관성 (reflected inertia) 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감속비를 낮게 유지하면
결과적으론 높은 제어 대역폭 (control bandwidth) 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 관점에선 감속비가 낮으지가 아니라 기계적 비선형성이 힘 제어를 방해하지 않는지가 핵심입니다. 그래서 실제로도 감속비가 15~20:1까지 올라가도 Force Transparency 가 높다면 QDD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특성들 때문에 QDD 액추에이터는 다이내믹한 움직임을 연구하는 소형 연구용 휴머노이드나 보행 로봇에서 자주 사용됩니다.
특히 QDD는 learning-based control, 그중에서도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시행착오를 통해 정책을 학습하는 reinforcement learning (RL) 기반 접근법과 구조적으로 잘 어울립니다.
그 이유는 알고리즘 이전에, 하드웨어의 물리적 성질에 있습니다.
하지만 QDD 액추에이터에도 분명한 한계는 존재합니다. 낮은 감속비를 유지하려면, 같은 관절 토크를 만들기 위해 모터가 더 큰 전류와 전력을 직접 소모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
이러한 특성 때문에 QDD는 큰 payload를 지속적으로 지탱해야 하거나 장시간 반복 작업이 요구되거나 높은 duty cycle로 연속 운용되는
산업용 로봇 환경에서는 적용이 쉽지 않습니다.
산업 현장에서는 순간적인 응답성보다
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여전히 높은 감속비 기반의 전통적인 액추에이터 구조가 선호됩니다.
QDD 엑추에이터의 Reflected Inertia 최소화 관점과 Force Transparency 관점을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키려는 설계 패러다임도 있습니다.
이러한 로봇 설계 철학을 Proprioceptive Actuation 이라고 부릅니다. 이 부분은 MIT Biomimetic Robotics Lab 연구진의 Proprioceptive Actuator Design in the MIT Cheetah: Impact Mitigation and High-Bandwidth Physical Interaction for Dynamic Legged Robots [3] 논문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에서도 이후에 Proprioceptive Actuation 에 대해서도 별도로 다룰 예정입니다.
[1] https://www.tec-science.com/mechanical-power-transmission/planetary-gear/epicyclic-planetary-gear/ [2] https://www.semanticscholar.org/paper/A-low-cost-modular-actuator-for-dynamic-robots-Katz/80732f8a46655aa4a1037a7fbdc154f4ceb33c50 [3] https://fab.cba.mit.edu/classes/865.18/motion/papers/mit-cheetah-actuator.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