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ysical AI 관점에서 본 다관절 로봇 하드웨어 - BLDC 모터
Physical AI 관점에서 본 다관절 로봇 하드웨어 시리즈
엑추에이터(Actuator)는 로봇을 실제로 움직이게 만드는 구동 부품입니다. 센서가 환경을 인지하고 제어기가 판단을 내린다면, 엑추에이터는 그 신호를 물리적인 힘과 운동으로 바꾸는 역할을 합니다.
사전적인 의미로 엑추에이터는 “시스템에 물리적 움직임을 발생시키는 장치”를 통칭합니다. 이 정의에 따르면 다음의 요소들이 모두 포함됩니다.
즉, 사전적으로는 모터 단품만 있어도 엑추에이터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로봇 하드웨어의 문맥에서 통용되는 의미는 이와 조금 다릅니다.
다관절 로봇, 특히 매니퓰레이터나 보행 로봇에서는 모터 단독으로 관절을 직접 구동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대부분의 전기 모터는 고속 회전에 특화되어 있어, 감속기(Reducer)를 통해 속도를 줄이고 토크를 증폭시켜야만 로봇 관절을 지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로봇 개발이나 하드웨어 설계 관점에서 “엑추에이터”라 함은 통상적으로 [전기 모터 + 감속기]가 하나로 통합된 구동 모듈을 지칭합니다.
이 조합 방식이 곧 로봇의 출력 임피던스(Output Impedance), 역구동성(Backdrivability), 그리고 제어 대역폭 (Control Bandwidth)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제어 알고리즘을 사용하더라도, 모터와 감속기가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로봇의 움직임과 접촉 반응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사실상 로봇의 물리적 성능의 반은 엑추에이터 구성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로봇 분야에는 공압식이나 소프트 액추에이터 등 다양한 방식이 존재하지만, 본 시리즈에서는 가장 보편적인 전기 모터 기반의 엑추에이터에 집중하려 합니다.
감속기의 복잡한 세계는 다음 포스트에서 다루기로 하고, 이번 글에서는 로봇 구동의 심장인 모터(Motor)가 어떤 구조와 특성을 가지는지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로봇 하드웨어를 논할 때 흔히 “이 모터 성능이 얼마나 좋은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일반적인 기계라면 ‘최대 출력’이나 ‘최대 회전수’가 기준이겠지만, 로봇 공학의 관점에서는 조금 다릅니다. 여기서 “좋은 모터”란 단순히 큰 힘을 내는 모터가 아니라, “얼마나 예측 가능하고, 빠르고, 일관되게 힘을 낼 수 있는가”를 의미합니다.
즉, 로봇 액추에이터의 관점에서 모터는 단순히 ‘회전하는 부품’이 아닙니다. 전류(Current)라는 입력값을 받아,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만큼의 토크(Torque)를 뱉어내는 ‘제어 가능한 힘의 원천’으로 다뤄집니다.
모터는 기본적으로 전기 에너지를 기계적인 회전 운동으로 바꾸는 장치입니다. 그 내부에는 두 가지 핵심 요소가 존재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고정된 영구자석 사이에 있는 코일에 전류를 흘려보내면, 앙페르의 법칙에 의해 코일 주변에 자기장이 생성됩니다. 이 ‘전류가 만든 자기장’과 ‘영구자석의 자기장’이 서로 밀어내거나 당기는 힘(로렌츠 힘, Lorentz Force)이 발생하고, 이 힘이 회전축을 중심으로 작용하여 토크(Torque)를 만들어냅니다.
이때 힘의 크기와 방향은 전류의 세기와 방향에 의해 결정됩니다. 즉, 우리가 코일에 흘려보내는 전류를 조절함으로써, 모터가 내는 토크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모터에는 스텝 모터, 유도 전동기 등 여러 종류가 있지만, 고성능 다관절 로봇의 엑추에이터로는 BLDC (Brushless DC) 모터가 사실상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BLDC 모터는 이름 그대로 ‘브러시(Brush)’가 없는 DC 모터입니다.
기존의 DC 모터는 회전하는 축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물리적인 브러시와 정류자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BLDC는 이 물리적 접촉부를 과감히 없애고, 스테이터(Stator, 고정자)에 코일을, 로터(Rotor, 회전자)에 영구자석을 배치하는 뒤집힌 구조를 가집니다.
핵심은 ‘전류의 분배’입니다. 브러시가 하던 역할을 제어기(드라이버/인버터)가 대신합니다. 스테이터에 배치된 여러 상(Phase)의 코일에 전류를 시간적으로 정밀하게 분배하여, 회전하는 자기장(Rotating Magnetic Field)을 만들어냅니다. 로터의 자석은 이 회전 자기장을 따라가며 돌게 됩니다.
이러한 구조적 차이는 로봇 제어에 있어 결정적인 이점을 제공합니다.
BLDC 모터의 내부는 크게 스테이터(Stator)와 로터(Rotor)로 구분됩니다.
이때, “로터가 스테이터의 안쪽에 있느냐, 바깥쪽에 있느냐”에 따라 모터의 특성이 달라집니다.
로터가 중심부에 있고, 스테이터가 이를 감싸는 구조입니다.
특징:
활용: 이 모터는 “고속 회전 + 높은 감속비” 조합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모터 자체는 작고 빠르게 돌리면서, 50:1 이상의 높은 기어비를 가진 감속기(Harmonic Drive 등)를 통해 토크를 증폭시킵니다. 따라서 높은 위치 정밀도와 컴팩트한 관절이 요구되는 산업용 로봇 팔이나 협동 로봇(Cobot)에 주로 사용됩니다.
로터가 바깥쪽에 있고, 스테이터가 안쪽에 위치한 구조입니다.
특징:
활용: 이 모터는 “저속 고토크 + 낮은 감속비(혹은 직구동)” 조합에서 빛을 발합니다. 감속기의 기어비를 낮추면(10:1 이하), 로봇 관절의 기계적 임피던스(마찰, 관성)가 낮아져 역구동성(Backdrivability)이 극대화됩니다. 즉, 로봇이 외부 충격을 유연하게 흡수하거나, 지면 반발력을 민감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됩니다.동적 제어가 중요한 보행 로봇의 QDD 액추에이터에 주로 사용됩니다.
드론이나 로봇용으로 판매되는 Off-the-shelf 모터들을 살펴보면, 모델명에 숫자가 포함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 숫자는 단순한 일련번호가 아니라 모터의 직경(Diameter)과 높이(Height)를 나타내는 표준 규격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보통 4자리 숫자로 표기되는데, 규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3305 모터라고 하면 직경이 약 33mm이고 높이가 5mm인 납작한 모터를 의미합니다.
이 수치들이 중요한 이유는 “모터의 외관 치수가 곧 모터의 성능 특성(Torque vs Speed)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이기 때문입니다.
모터의 지름은 토크(Torque)와 직접적으로 연결됩니다. 물리적으로 토크는 $\tau = F \times r$ (힘 $\times$ 반지름)입니다. 모터 지름이 커진다는 것은 전자기력이 작용하는 회전 반경(Air gap radius)이 커진다는 뜻이므로, 같은 전류를 흘려도 더 큰 토크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속·고토크 구동이 필요한 경우 지름이 큰 모터가 유리합니다. 이 특성을 극대화한 것이 바로 팬케이크(Pancake) 모터입니다. 지름은 매우 크고 높이는 얇은 이 모터들은, 축 방향 공간을 절약하면서도 강력한 순간 토크를 낼 수 있어 로봇 다리 관절이나 짐벌 등에 자주 사용됩니다.
모터의 높이(길이)는 순간적인 최대 토크보다는 지속 가능한 출력(Continuous Power) 및 발열 특성과 밀접합니다.
모터가 길어지면:
즉, 지름이 같더라도 높이가 높은 모터는 더 오랫동안 높은 전류를 버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발열 제어가 중요한 연속 구동 환경이나, 좁고 긴 공간을 활용해야 하는 리니어 액추에이터 설계에서는 길이가 긴(Long) 형태의 모터가 선호됩니다.
흔히 “모터를 켠다”고 말하지만, 엔지니어의 관점에서 이는 자기장의 크기와 방향을 제어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전압(Voltage)과 전류(Current)는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합니다.
BLDC 모터 제어의 제1 원칙입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결정하는 것은 코일에 흐르는 전류량이며, 그 결과로 만들어지는 힘이 토크입니다. 따라서 모터의 토크는 (자기포화가 오기 전까지는) 전류에 거의 정비례합니다. 로봇 제어기가 “토크 제어”를 수행한다는 것은 결국 “전류 제어”를 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하지만 전류 혼자서는 흐를 수 없습니다. 전류를 밀어주는 압력이 바로 전압입니다.
모터가 회전하면 코일 내부에서는 렌츠의 법칙에 의해 역기전력(Back-EMF)이 발생합니다. 이는 내가 인가한 전압에 저항하는 ‘반대 방향의 전압’입니다.
결국 모터가 일정 속도 이상으로 빨라지면, 전압의 한계(Voltage Ceiling)에 부딪혀 더 이상 전류를 밀어 넣을 수 없게 되고, 토크는 급격히 떨어지게 됩니다.
발전기로서의 모터: 반대로 외력에 의해 모터가 강제로 회전할 때도 Back-EMF가 발생합니다. 이때 모터 단자가 연결되어 있다면(Closed Circuit), 모터는 발전기가 되어 전류를 생성하고 저항감을 만듭니다. 이 원리는 로봇의 댐핑(Damping) 제어나 회생 제동에 활용됩니다.
모터 데이터시트에 적힌 ‘최대 토크(Peak Torque)’는 사실 1~2초만 쓸 수 있는 허상에 가깝습니다. 로봇 엔지니어가 봐야 할 진짜 성능 지표는 발열에 의해 결정됩니다.
모터가 뜨거워지면 단순히 화상을 입는 문제가 아니라, 물리적 특성이 변해버립니다.
이 현상은 서서히 일어나기 때문에 짧은 실험에서는 간과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장시간 구동 시 제어 성능이 틀어지거나 모터가 타버리는 주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로봇 액추에이터 선정 시에는 Stall Torque가 아닌, 연속 토크 (Continuous Torque / Rated Torque)—즉, 모터가 열평형 상태에서 무한히 버틸 수 있는 토크—를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다음 포스트 : [로봇 하드웨어 03] - 엑추에이터(2): 감속기
[1] https://docs.espressif.com/projects/esp-iot-solution/en/release-v2.0/motor/bldc/bldc_overview.html
[2] https://www.gian-transmission.com/a-comprehensive-guide-to-brushless-dc-motor/
[3] https://www.semanticscholar.org/paper/A-low-cost-modular-actuator-for-dynamic-robots-Katz/80732f8a46655aa4a1037a7fbdc154f4ceb33c50
[4] https://things-in-motion.blogspot.com/2019/05/understanding-bldc-pmsm-electric-motors.html